자유는 언제나 정부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Liberty is always freedom from the government.)

-루트비히 폰 미제스 (Ludwig von Mises)

칼럼 및 번역자료 투고 요령 안내

[미제스 와이어 1월호] ‘보이는 손’은 ‘보이지 않는 손’을 결코 따라갈 수 없다

국내 칼럼
경제학
작성자
작성일
2024-01-01 20:53
조회
325

전용덕
1952년 대구에서 출생하여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구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퇴직하여 동 대학 명예교수이다. 한국 미제스 연구소의 학술분야를 총괄하는 아카데미 학장으로서, 자유주의 철학과 자유시장경제에 관한 연구, 강의, 발표 등에 관심과 노력을 쏟아왔다.

주제 : #경제현안

2024년 미제스 와이어 목차 <펼치기>
[]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인간의 경제행위에서 보이지 않는 손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여 인간의 모든 경제행위가 조화롭게 이끌려진다고 설파했다. 라스바드는 그 때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것은 ‘가격’이라고 해석한다. 문제는, 세상에는, 여러 형태의 가격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생각해보면, 각각의 인간의 경제행위를 이끌어갈 뿐만 아니라 모든 개인들의 경제행위를 조화롭게 만드는 것은 ‘자유시장 가격’임은 분명하다.

자유시장 가격이란 거래자들이 만나서 자유롭게 결정한 가격을 말한다. 만약 최저임금처럼 정부가 임금을 고정하면 그 임금(가격)은 자유시장 임금(가격)이 아니다. 대학 등록금처럼 지난 10년 이상 그 인상을 정부가 동결하는 경우도 그런 등록금은 자유시장 가격이 아니다. 가격이나 임금을 정부가 고정하거나 동결하는 행위를 ‘간섭주의’라고 부른다. 그리고 간섭주의를 장기간 계속하면 ‘사회주의’가 되는 일은 피할 수 없다.

간섭주의가 아니더라도 정부가 통제하거나 규제하면 그 때 가격은 자유시장 가격이 아니다. 의료보험, 정확하게는 ‘의료세금’이 여기에 해당한다. 간섭주의 하에서 인간의 경제행위는 왜곡되고 각종 부작용이 발생한다. 오늘날 의료계에서 발생하는 각종 부작용은 의료세금이라는 의료의 ‘사회주의’ 때문이다. 쌀 가격은 오랫동안 정부가 자유시장 가격보다 높게 고정해왔기 때문에 쌀은 창고에서 썩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산 쌀을 의무적으로 일정량 수입하고 있다. 대학 등록금에 대한 규제 때문에 많은 한국 국민이 ‘교육 난민’(難民)이 된지 오래이다.

금융감독원은 얼마 전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을 ‘2조원+α’를 하기로 했다고 결정했다. 그 지원금은 지난 코로나 기간 동안 대출받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부채에 대한 이자를 일부 감면해주는 것이다. 그 금액은 계좌 당 최대 300만원이다. 이런 지원은 금융감독원이 회원 은행들의 손목을 비틀어 지원금 출연을 강요했고 그렇게 모아진 지원금을 금융감독원이 정한 원칙에 의해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나눠주기로 한 것이다. 이것은 정부가 대출 이자율을 사후에 할인해주는 행위이다. 금융감독원이 은행들에게 지원금을 강요한 것은 이자장사로 이윤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횡재세’를 부가하겠다는 으름장을 놓음으로써 정부의 사후 이자율 할인을 촉발 또는 측면에서 지원했다.

기준 금리는 한국은행이 결정하기 때문에 사실상 정부가 ‘1차적으로’ 고정한 금리이다. 금융감독원의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은 사후 금리 할인의 일종이고 금리를 다시 한 번 고정하는 행위이다. 한 마디로, 그런 금융지원으로 금리는 ‘이중으로’ 고정되는 것이다.

정부가 가격을 고정하거나 사후적으로 금리를 고정하면 그런 가격 또는 금리에는 정부의 보이는 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과 비교하여 보이는 손은 각종 부작용을 만들어낸다.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지금 당장은 금융지원을 시작한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부작용을 목격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부작용이 영원히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경제과학을 모르는 헛소리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내외에서, 기회 있을 때마다 ‘자유’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런 강조를 가격에 적용하면, 보이지 않는 손, 그 중에서도 자유시장 가격을 잘 보존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 현장에서 정부 관료는 보이는 손으로 경제를 돌아가게 만들어왔다. 금융감독원의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이 그런 예들 중의 하나이다.

인간의 경제행위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서, 보이는 손은 보이지 않는 손을 결코 따라갈 수 없다. 작금의 대한민국 경제에서 보이는 손은 너무 많고 보이지 않는 손은 너무 희귀하다. 가격, 특히 자유시장 가격이야말로 자본주의의 핵심이다. 보이는 손이 많아진 것이야말로 지금의 한국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궁극적 원인이다.


태그 : #자유시장 #간섭주의

썸네일 출처 : 뤼튼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