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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스 와이어 4월호] 북한은 전쟁 사회주의 국가이다

국내 칼럼
경제학
작성자
작성일
2025-04-0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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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전용덕
1952년 대구에서 출생하여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구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퇴직하여 동 대학 명예교수이다. 한국 미제스 연구소의 학술분야를 총괄하는 아카데미 학장으로서, 자유주의 철학과 자유시장경제에 관한 연구, 강의, 발표 등에 관심과 노력을 쏟아왔다.

주제 : #사회주의

2025년 미제스 와이어 목차 <펼치기>

지난 3월 중순 대법원은 ‘충북 동지회’ 소속 사람들의 간첩 혐의에 대해 유죄를 확정했다. 21세기 남한에서 간첩이라니! 아직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니? 그 사람들은 북한을 어떻게 알고 있기에 그런 행위를 했나? 북한이 돈을 주기 때문에 또는 빛나는 미래를 약속하기 때문에? 그 이전에 북한이 어떤 국가인가를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북한이 김씨 세습 독재이면서 사회주의 국가(북한은 스스로를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으로 부르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라 국가라고 지칭하지만 다르게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전쟁 사회주의’ 국가라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북한은 현재는 러·우 전쟁에 직접 참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쟁을 이유로 많은 인원과 장비를 대비하여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남한 병사의 근무 연한은 18개월인데 비하여 북한 병사들의 근무 연한이 10년이다. 더 나쁜 것은 북한 병사는 그 10년 동안 부모님을 한 번도 직접 뵙지를 못했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전쟁 사회주의의 특징은 무엇인가? 전쟁을 치르거나 준비하게 되면 국가가 많은 자원과 인력을 강제로 징발하기 때문에 그런 전쟁을 수행하는 국가는, 전쟁이 없을 때의 국가에 비하여, 부풀어 오르게 된다. 즉 전쟁이 국가를 위한 ‘영양제’이다. 국가가 더 커진다는 것은 민간들이 더 많은 세금, 더 많은 징병, 더 많은 희생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자유의 제한, 더 많은 재산의 파괴 등을 의미한다. 그런 세금, 징병, 희생, 자유의 제한, 재산 파괴 등 때문에 민간의 삶은 더 피폐(疲弊)해진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비효율 때문에 생산성이 낮지만 전쟁 사회주의 국가에서 비효율은 극대화되고 생산성은 극도로 낮아진다. 특히 전쟁 사회주의 국가에서 민간들은 먹고 살기 어려워지고 심지어 굶어 죽는 사람도 발생한다. 김정은이 러·우 전쟁에 북한 군대를 파병한 이유이다. 그리고 김정은 독재 정부가 파병의 대가를 독차지한다.

전쟁의 두 번째 특징은 국가가 민간의 자원을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징발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선전·선동을 하게 된다. 전쟁에서 선전·선동은 전쟁 상대 국가나 그 국가 민간들을 향하지만 자국의 민간들을 상대로도 선전·선동은 필연적이다. 그렇게 해야만 자국 민간들의 불만을 억누르고 자원과 인력을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전쟁에 최대한 동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대미 성전’ 운운하는 것은 북한 인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선전·선동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함을 잘 보여준다. 전쟁에 지고 있음에도 승리하고 있다고 선전·선동을 하는 경우야말로 선전·선동의 극치를 보여준다. 군국일본지배기 말엽에 일어났던 사례가 있다.

전쟁의 세 번째 특징은 공포 분위기 조성, 감시·감독 등이다. 전쟁에서 민간들은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하여 최대한 노력한다. 민간들의 그런 노력을 방치하면 정부가 민간으로부터 자원과 인력을 징발하는 일은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징집으로부터 도망을 가지 않도록 도망자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를 강력하게 경고하기도 하고 도망가지 못하도록 평소에는 하지 않던 감시·감독을 하기도 한다. 김정은이 자신의 고모부인 장성택을 공개 총살한 것은 공포 분위기 조성의 일환이다.

선전·선동, 공포 분위기 조성, 감시·감독 등은 독재국가에서는 일상적인 일이지만 북한과 같은 전쟁 사회주의에서는 그런 일들은 훨씬 강력해진다. 물론 전쟁 때문이다. 그에 따라 언론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등은 애당초 허용되지 않거나 심하게 제한된다. 무슨 큰 행사가 있을 때 북한 주민이 꽃이나 박수로 열렬히 환영하는 경우는 선전·선동, 공포 분위기 조성, 감시·감독 등의 결과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전쟁을 수행하는 나라는 언제나 그만큼 사회주의를 채택해 왔다. 전쟁을 위하여 국가가 아무런 대가도 지불함이 없이 인력과 자원을 징발하여 소모해 버리기 때문에 전쟁 사회주의라고 할 것이다. 즉 북한만이 전쟁 사회주의이기보다는 전쟁을 치르게 되는 국가는 전쟁 사회주의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은 전쟁을 실제로 치르지 않음에도 대미·대남 전쟁을 치른다는 이유로 그렇게 오랫동안 북한 주민을 전쟁 사회주의로 몰아넣고 각종 약탈과 선전·선동, 공포 분위기 조성, 감시·감독, 각종 자유의 제한 등을 일삼아 왔다.

군국일본이 한반도를 식민 지배한 이래로 한반도가 전쟁 사회주의가 되었던 기간은 1937-1945년, 1950-1953년 이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기간에도 전면적으로 전쟁 사회주의가 아니었지만 부분적으로는 전쟁 사회주의 기간이었던 적이 없지 않았다. 예를 들어 베트남전 참전 기간을 꼽을 수 있다. 3공화국은 북한의 위협을 이유로 사병의 군 복무 기간을 어느 때보다 길게 연장했다. 그것은 전쟁 사회주의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1953년 이후 지금까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하여 전쟁 사회주의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북한의 전쟁 사회주의 때문에 남한도, 비록 부분적이만, 전쟁 사회주의를 지속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1937-1945년 기간에 제국 일본이 전쟁을 이유로 한반도에서 자원과 인력을 강제 동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역사가가 그 기간을 ‘군수공업화’로 개념화한 것은 전적으로 틀린 것이다.

북한은 전쟁 사회주의 국가이다. 북한을 그냥 간단히 사회주의 국가로 치부하는 것은 명백히 틀린 것이다. 그런 잘못된 지식은 현실을 잘못 이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잘못된 행동을 하도록 한다. 그리고 북한이 전쟁 사회주의를 지속함으로써 은연중에 남한도 그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북한의 전쟁 사회주의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태그 : #큰정부 #정치현안

썸네일 출처 : CHAT 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