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저성장 - 12편/完] 저성장 문제의 해법

제3장 저성장
작성자
작성일
2020-05-13 18:14
조회
751

전용덕
*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
* 경제학 박사(대구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주제 : #한국경제

편집 : 전계운 대표
  • 이 글은 원저자인 전용덕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였으며, <한국경제의 진단과 처방>의 제3주제에 해당한다.
진단과 처방 시리즈 목차 <펼치기>

저성장이라는 문제의 해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성장의 원인으로부터 저성장이라는 문제의 해법을 찾는 것이다. 둘째는 저성장의 원인으로부터 저성장이라는 문제의 해법을 찾는 것이다.

(1) 해법1: 성장의 원인으로부터

자원의 발견과 같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경제성장의 원인은 자본의 증가라는 점을 III절의 1에서 알았다. 그 곳으로부터 경제성장을 위한 해법을 유도하기로 한다.

첫째, 개인들이 저축을 증대하도록 유인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저축은 순전히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3공화국 시대처럼 정치가들이나 관료들이 저축을 강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비과세저축(현재도 비과세저축이 있다)의 한도를 확대함으로써 개인들이 저축을 증가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또는 저축한 만큼 소득세를 면제해주는 방법도 있다. 어떤 방법으로든지 개인들이 저축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유인 체계는 개인 차원에서 저축을 증가하게 만들고 그 결과 자본은 증가하여 자본 축적이 일어날 것이다.

개인이나 시민단체 차원에서 저축을 증대하는 운동을 ‘자발적으로’ 전개하는 것이다. 즉, 시간선호를 지금보다 현재 지향에서 더 미래 지향으로 바꾸도록 시민운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둘째, 해외직접투자의 유입을 촉진하고 유출을 억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전자를 먼저 보기로 한다. 해외직접투자의 유입을 촉진하는 방법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한국 시장을 최대한 개방하는 것이다. 이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불리하게 만들어진 규제가 있다면 그 규제를 폐지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해외직접투자의 유출을 억제하도록 유인하는 방법은 말처럼 쉽지 않을 수 있다.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보다는 현지 생산이 꼭 필요한 경우에는 현지 생산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유출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수출 상대 국가가 관세를 올려서 현지 생산을 유도하는 경우에 한국은 관세만큼 법인세 등을 인하해주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셋째, 소비를 유도하는 어떤 정책도 시행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저소득 계층에게 국내 여행을 장려하기 위하여 일정기간 동안에 일정한 액수의 여행 보조금을 주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 방법은 여행 당사자가 얼마의 금액을 여행 경비로 쓰면 그 금액만큼 정부가 보조금을 주는 것이다. 이 방법은 소비를 유도하는 방법으로 개인 차원에서 저축을 위축시키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은 저축을 통한 자본의 축적이라는 측면에서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2) 해법2: 저성장의 원인으로부터

저성장의 원인을 III절 2에서 알았다. 그 곳으로부터 저성장을 위한 해법을 유도하기로 한다.

첫째, 인플레이션과 경기변동의 최대한 막는 것이다. 인플레이션과 경기변동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화폐정책과 금융정책 뿐만 아니라 화폐제도와 금융제도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 두 정책과 두 제도가 성장에 방해가 되는 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한국은행이 공금융 이자율을 인위적으로 자유시장이자율보다 낮게 책정하여 축적한 자본을 소비하게 하도록 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 점에 대한 탐구는 다른 곳에서 할 것이다.

둘째, 최고가격과 최저가격을 모두 폐지하는 것이다. 최고가격과 최저가격은 자본을 소비하게 만들기 때문에 경제성장에 방해가 된다. 최고가격과 최저가격은 또한 소득을 재분배하게 하기 때문에 정당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두 번째 점은 물론 여기에서 다루지 않았다.

셋째, 헌법에서 노동조합을 폐지하는 것이다. 노동조합은 노동자 일반을 위한 조직이나 기구가 아니다. 노동조합은 현직에 있는 노동자들을 위하여 경제 내의 모든 비노동조합원을 약탈하는 기구이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하는데 자본소비도 그런 부작용 중의 하나이다.

넷째, 재정적자를 되도록 빨리 민간에게 상환하는 것이다. 현재 중앙정부의 국가채무는 연간 GDP의 약 38% 정도이지만 여기에는 지방정부의 채무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한국이라는 국가의 채무는 앞의 수치보다 더 클 것이다. 정부가 재정적자를 최대한 빨리 상환하는 것이 자본소비를 줄이는 방법으로서는 그 효과가 작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현명하지 못한 정부지출을 되도록 빨리 그리고 최대한 크게 줄이는 것이다. 현명하지 못한 정부지출이란 정부가 고유의 기능을 넘어서서 민간이 잘 할 수 있는 기능을 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교육, 복지, 경제업무, 주택 및 지역개발, 오락, 문화 및 종교, 일반공공행정의 일부 등이 바로 그런 것이다.

여섯째, 부정부패, 정치자금 등을 최대한 줄이도록 하는 것이다. 부정부패, 정치자금 등도 자본소비를 일으키게 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부정부패, 정치자금 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크기를 줄이는 일을 선행해야 할 것이다.

일곱째, 가짜 경제성장이론을 배격하는 것이다. 가짜 경제성장이론을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한국 경제에서는 자본소비가 일어나고 그 결과 경제성장은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므로 가짜 경제성장이론을 배격하지 않으면 안 된다.

(3) 종합

경제성장을 저해하여 저성장 또는 마이너스 경제성장으로 가는 요인들은 그 가짓수가 적지 않다. 그리고 그 크기는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것이 결코 아니다. 비록 우리가 그것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측정 불가능하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요인들이 많다는 것은 저성장을 위한 해법도 필자가 앞에서 제시한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자본 형성을 방해하거나 자본의 소비를 촉진하는 정부의 경제정책들은 앞에서 열거한 것이 전부가 아니다. 예를 들어, 그린벨트의 지정 등은 자본의 형성을 방해하는 정부의 정책으로서 그 중요성이 작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서 검토한 것을 제외하고도, 정부의 다른 경제정책들도 저성장을 위한 해법으로 자세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강제성장은 여기에서 자세히 다루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런 강제성장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결코 아니다. 비록 3공화국 시대보다 강제성장의 경우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말이다. 강제성장은 소득을 불평등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유사 경제성장이론에 속지 말아야 한다. 유사 경제성장이론은 저성장의 탈출이라는 목적을 위한 해법이 아니라 우리를 저성장이라는 늪으로 가짜 경제이론이기 때문이다.

자본소비가 자본 축적이나 형성보다 더 커지면 경제성장은 멈추게 될 것이다. 최근의 베네수엘라처럼, 복지 지출에 의한 자본소비의 누적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그것이 자본축적이나 자본형성보다 극적으로 커지면서 국가 경제는 붕괴하고 있다. 이것이 베네수엘라 경제의 붕괴를 자본소비와 자본축적이란 관점에서 해석한 것이다. 여기에는 정부의 경제정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그런 정책 결정의 뿌리는 다수의 민심 또는 여론이다.

참고문헌

◦ 김낙년 외, 『한국의 장기통계II』, 해남, 2018.

◦ 전용덕, 『교육도 경제행위다』, 프리이코노미스쿨, 2015.

◦ 전용덕, 『경기변동이론과 응용』, 마인드탭, 2015.

◦ 전용덕, “국가주의 시대의 경제와 사회: 미군정에서 3공화국까지”, 미발표원고, 2019.

◦ Mises, Ludwig von, Economic Freedom and Interventionism, edited by Bettina B. Greaves, Liberty Fund, 2007, 윤용준 역, 『경제적 자유와 간섭주의』, 한국경제연구원, 1998.

◦ Mises, Ludwig von, Human Action, Fox & Wilkes, San Francisco, 1996. 루트비히 폰 미제스, 『인간행동 I, II III』, 민경국·박종운 역, 지식을 만드는 지식, 2011.

◦ Rothbard, Murray, N., Man, Economy, and State, Mises Institute, 1993. 전용덕·김이석 공역, 『인간, 경제, 국가』, 나남출판, 2006.

◦ Shah, Parth J., Money and Capital in Eonomic Development, ed. by Peter J. Boettke, The Collapse of Development Planning, New York University Press, N. Y. and London, 1994, pp. 15~36.




태그 : #경기변동 #인플레이션 #간섭주의 #주류경제학비판 #노동과_임금 #경제적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