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부동산 - 2편] 가격상승의 이론적 원인: 화폐적 이유

제5장 부동산
작성자
작성일
2020-09-1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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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

전용덕
*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
* 경제학 박사(대구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주제 : #부동산

편집 : 김경훈 연구원
  • 이 글은 원저자인 전용덕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였으며, <한국경제의 진단과 처방>의 제5주제에 해당한다.
  • 편집자주: 본 시리즈 연재 계획대로라면 부동산은 제7주제에 해당한다. 하지만 오늘날 임대차 3법과 같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집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에 처해있고 계속해서 정치인들과 대중들은 잘못된 해법을 요구하거나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 주제를 앞당겨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 주제에서는 임대차 3법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지만 부동산 문제에 오스트리아 경제학파 이론을 적용 및 응용하고 있으며, 실증적인 원인분석 역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임대차 3법을 어떤 시각으로 보아야할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정독을 권한다. 
진단과 처방 시리즈 목차 <펼치기>
제1장 노동시장 - (1편2편3편4편5편6편7편8편9편10편11편12편/完)
제2장 교육시장 - (1편2편3편4편, 5편6편7편8편9편10편/完부록 1편부록 2편)
제3장 저성장 - (1편2편3편4편5편6편7편8편9편10편11편12편/完)
제4장 저출산 - (1편, 2편, 3편, 4편, 5편, 6편/完)
제6장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 (1편, 2편, 3편, 4편/完)
제7장 소득불평등 - (1편, 2편, 3편, 4편, 5편/完)
제8장 기타문제 - (1-1편, 1-2편, 1-3편, 2-1편, 2-2편, 3-1편, 3-2편, 4-1편, 4-2편, 완결편)
[제5장 부동산 - 1편] 문제의 제기
[제5장 부동산 - 2편] 가격상승의 이론적 원인: 화폐적 이유

[제5장 부동산 - 3편] 가격상승의 이론적 원인: 화폐의 구매력에 대한 기대, 수요와 공급
[제5장 부동산 - 4편] 실증분석: 각종 재화의 가격 상승
[제5장 부동산 - 5편] 실증분석: 부동산 가격의 상승
[제5장 부동산 - 6편] 실증분석: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들
[제5장 부동산 - 7편] 정부 부동산 정책과 그 문제점: 잘못된 경제지식
[제5장 부동산 - 8편] 정부 부동산 정책과 그 문제점: 통화공급의 증대
[제5장 부동산 - 9편] 정부 부동산 정책과 그 문제점: 부동산 관련 조세
[제5장 부동산 - 10편] 정부 부동산 정책과 그 문제점: 신도시 건설
[제5장 부동산 - 11편] 정부 부동산 정책과 그 문제점: 부동산 관련 규제
[제5장 부동산 - 12편/完] 가격상승의 해법과 결론

모든 재화의 가격 상승: 이론적 원인들

모든 재화의 가격 상승(실증)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런 현상의 이론적인 원인들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모든 재화의 가격 상승에는 크게 분류하여 세 가지가 그 원인으로 작용한다. 세 가지란 화폐적 원인들(세분하여 네 가지), 비화폐적 원인들 또는 실물적 원인들(세분하여 두 가지), 화폐의 구매력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 등을 말한다. 크게 구분하여 세 가지 원인들을 차례로 설명하고자 한다.

1. 화폐적 원인들

화폐를 교환수단으로 사용하는 오늘날의 경제에서 화폐야말로 모든 재화의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이다. ‘모든 재화와 화폐의 관계’1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모든 재화 전체를 하나인 것처럼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분석의 목적상 그렇게 하는 것이다.

Rothbard(1993)는 모든 재화와 화폐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유도한다. 모든 재화의 가격은 모든 재화의 총수요와 총공급(즉 재고)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모든 재화에 대한 총수요는 화폐총공급, 화폐에 대한 유보수요(reservation demand), 모든 재화에 대한 유보수요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므로 모든 재화의 가격은 네 가지 요인, 즉 화폐총공급, 화폐에 대한 유보수요, 모든 재화에 대한 유보수요, 모든 재화의 총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네 가지 요인에서 앞의 두 가지는 화폐로, 뒤의 두 가지는 실물로 나타난다. 그리고 총수요는 교환수요와 유보수요의 합이고 유보수요는 다시 예비수요와 투기수요의 합이다.

모든 재화의 가격과 네 가지 요인의 관계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화폐의 총공급이 증대(감소)하면 모든 재화의 가격은 상승(하락)한다. 둘째,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화폐에 대한 유보수요가 증가(감소)하면 모든 재화의 가격은 하락(상승)한다. 셋째,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모든 재화에 대한 유보수요가 증가(감소)하면 모든 재화의 가격은 상승(하락)한다. 넷째,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모든 재화의 총공급이 증가(감소)하면 모든 재화의 가격이 하락(상승)한다.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모든 재화의 가격이 상승(하락)하는 원인은 네 가지이다. 그것들을 자세히 보기로 한다. 첫째,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화폐의 총공급(즉 재고)의 증대(감소)는 모든 재화의 가격을 상승(하락)하게 한다. 그러나 이것은 모든 재화와 화폐 총공급의 전체적인 관계를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이 점은 이 절에서의 설명에 모두 해당한다.

화폐의 총공급 또는 재고(stock)가 증가하면 경제 내의 각 재화의 가격이 얼마나 상승할 것인가는 경우에 따라 모두 다르다. 사람들이 증대된 화폐를 자기가 원하는 재화에 지출할 것인데 이 때 어떤 재화에 얼마나 지출할 것인가는 지출 당시의 상황이나 지출자들의 욕구에 따라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화폐의 총공급이 증가(감소)할 때 모든 재화의 가격이 상승(하락)할 것이라는 이론적 관계만을 알 수 있을 뿐이다. 즉, 화폐의 총공급이 증가할 때 사전에(ex ante) 각 재화의 가격의 변화를 알 수는 없다는 것이다.

통화공급의 증대, 즉 인플레이션은 두 가지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다. 모든 재화의 가격의 상승2과 경기변동이다. 증대된 통화가 기업가들에게 흘러 들어가면 그런 통화공급 증대는 경기변동을 촉발한다. 증대된 통화가 소비자들에게만 대출되면 소비자들이 지출하는 재화의 가격만을 상승하게 만든다. 이 경우에는 경기변동이 없다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증대된 통화공급은 기업가들과 소비자들에게 모두 흘러들어간다. 다만 경우에 따라서 그 비중이 다를 뿐이다. 그 경우에 중요하지 않은 한 가지 현상은 거의 대부분 무시되거나 잊혀 진다. 2017~2018년에 문제가 되었던 수도권 일대의 부동산 투기는 후자의 경우이다. 물론 이 때도 증대된 통화가 기업가들에게 대출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 비중은 크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변동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경기변동이 일어났던 경우와 비교하면 경기의 상승과 하강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그리고 바로 그 점 때문에 그 현상은 부각되지 않았다. 이 점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더 다룰 것이다.

<표 7-1>은 연도별 협의통화와 광의의 통화의 양을 보여준다. 두 통화지표에 대해서 1960년을 기준으로 2018년의 통화량 증가를 보면 다음과 같다. 협의통화의 경우에는 1960년 기준으로 2018년에 37,645.7배, 광의의 통화의 경우에는 1960년 기준으로 2018년에 108,014.5배 증가했다. ‘신M1’과 ‘신M2’에는 MMF가 포함되어 있다. 문제는 MMF가 2018년으로 올수록 수시입출식이 가능해졌지만 과거에는 수시입출식이 가능하지 않았다. 그러나 언제부터 제도 변화가 있었는가는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1960~2018년 기간 화폐공급의 증대는 37,645.7~108,014.5배였고 그만큼 모든 재화의 가격은 상승했다.

통화총공급에서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은 1960~2018년 기간에 신M1은 1998년에 1997년보다 감소했고 2007년에 2006년보다 감소했다. 60여 년 기간 중에 신M1 통화총공급 증가의 예외가 두 번 있었지만 같은 기간에 신M2는 한 해도 빠짐없이 지속적으로 증대되었다. 우리가 신M2를 통화총공급 지표로 보면 1960~2018년 기간에 통화총공급이 증대되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달러, 엔 등과 국제통화의 순유입(순유출)은 한국의 통화공급을 증대(감소)하게 만들 것이다. 다만 민간 경제주체가 국제통화를 어떤 형태로 보유하느냐에 따라 통화로 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한국은행이 중화정책을 통해 순유입(순유출)의 영향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순유입이 한국의 통화에 미치는 영향을 정책 당국이 인지하고 중화정책을 시행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다시 말하면, 중화정책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점에 대한 분석은 다음 기회로 미룬다.

둘째,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모든 재화에 대한 유보수요의 증가(감소)가 모든 재화의 가격을 상승(하락)하게 만든다. 다른 조건이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자들이 자신들이 생산한 재화들을 예비적 목적 또는 투기적 목적으로 더 많이(적게) 보유하기를 원하면 그만큼 모든 재화의 가격은 상승(하락)한다. 소비자들이 어떤 재화에 대하여 유보수요를 가지면 그것이 가격에 미치는 효과는 생산자들과 같다. 소비자들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때 부동산을 보유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경기변동의 버스트 국면에서 모든 생산자들이 자신들이 생산한 재화들의 재고를 더 많이 보유하게 되면,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그런 유보수요, 특히 예비적 수요의 증가는 모든 재화의 가격을 상승하게 만든다. 물론 유보수요의 변화가 각 재화의 가격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사전에 예축할 방법은 없다. 각 생산자들의 유보 수요를 사전에 예측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모든 재화에 대한 유보수요를 나타내는 근사치로 ‘재고증감’ 통계치를 사용할 수 있다. 재고가 증가하면 유보수요가 증가하는 것이고 재고가 감소하면 유보수요가 감소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재고가 증가하면 모든 재화의 가격은 상승하고 재고가 감소하면 모든 재화의 가격은 하락한다.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말이다.

그러나 모든 재화의 가격이 상승할 때 재고증감의 절대치는 자료로서 큰 의미가 없다. 여기에서 유보수요는 실물의 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자료는 현재로서는 이용가능하지 않다. 그 대신에 재고증감이 국내총생산에 차지하는 비중의 변화를 유보 수요의 근사치로 사용할 수 있다.

<표 7-2>는 재고증감의 큰 변화가 있는 연도들만 보여준다. 1960년, 1998년, 2009년, 2013년, 2015년 등에는 재고가 감소했다. 특히 1998년과 2009년의 감소는 그 크지가 작지 않았다. 재고증감의 국내총생산에서의 비중이 컸던 연도는 1979년, 1989년, 1998년, 2009년, 2011년 등이다.

1979년, 1989년, 2011년 등은 재고가 증가했던 연도들이다. 1979년, 1989년, 2011년 등의 해는 재고가 국내총생산의 3% 정도의 수준을 유지했다. 다른 요인이 일정하다면, 세 연도에서 재고의 증가로 모든 재화의 가격은 상승했다. 1998년, 2009년 등은 재고가 감소했던 연도들이다.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이 시기에 재고의 감소는 모든 재화의 가격을 작지 않게 하락하게 만들었다. 2012년 이후는 재고를 증가시키는 경우라도 국내총생산의 0.1~1.4%, 재고를 감소시키는 경우라도 -0.4~-0.2 수준이었다. 다른 시기에 비해 이 시기에는 재고의 증감이 모든 재화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하겠다. 특히 2017년 재고 감소는 2016년의 1/10 수준으로 작아졌다. 재고의 증감이 없었다는 것은 그만큼 모든 재화에 대한 유보수요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2017년에는 유보수요가 모든 재화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고 할 수 있다. 2014년과 2013년도 2017년과 큰 차이가 없다.

여기에서 분석하지 않은 연도들도 구체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다만 경제위기가 발생했던 연도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일정한 양의 재고를 유지했다. 그것은 모든 재화의 가격을 상승하게 만들었다.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말이다. 그리고 부동산의 경우에는 부동산 불경기 기간에는 주택건축업자들의 예비수요와 소비자들의 투기수요가 적지 않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자료를 구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유보수요의 증가는 부동산 가격을 상승하게 한다.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말이다.

셋째,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모든 재화의 총공급이 감소(증가)하면 모든 재화의 가격을 상승(하락)하게 만든다. 모든 재화의 총공급이 감소한다는 것은 모든 재화의 가격이 그만큼 상승하지 않을 수 없다. 공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모든 재화의 총공급은 실물의 양을 말한다. 화폐라는 관점에서 보면, 모든 재화의 총공급이 감소한다는 것은 생산자들이 재화를 팔고 화폐를 살 때 이전보다는 화폐를 더 적게 수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폐 공급이 일정한 상황에서, 화폐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면 화폐의 구매력은 하락하고 그 결과 모든 재화의 가격은 상승한다. 다시 말하면, 화폐의 구매력이 하락한다는 것은 동일한 단위의 화폐로 더 적은 양의 재화를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것은 바로 사실상 같은 양의 재화의 화폐가격이 상승한 것과 같다. 그러므로,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모든 재화의 공급이 감소하면 모든 재화의 가격은 상승한다.

국내총생산은 1960년에 2,500억 원이고 2017년에 17,303,990억 원으로 증가하여 2017년은 1960년 기준으로 6,921.6배 증가했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국내총생산 관련 자료는 실물의 양을 말한다. 실물로 측정한 국내총생산의 증가분만큼 모든 재화의 가격을 하락하게 만들었다. 그러므로 1960~2017년 실물의 양으로 측정한 국내총생산 증가분은 같은 기간 명목가치의 증가분, 즉 6,921.6배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60여 년 동안 모든 재화의 공급 증대는 모든 재화의 가격을 크게 인하하게 만들었다.

1997년과 같은 경제위기 시를 제외하고 각 연도의 모든 재화의 총공급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그것이 실질 경제성장률이다. 실질 경제성장률은 1960~1970년대는 매우 컸고 그 이후에도 작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실질 경제성장률이 2%대로 크게 작아졌다. 이것은 지난 55년 동안 모든 재화의 총공급이 증가한 것이 맞지만 그 증가속도는 점차 떨어져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모든 재화의 총공급이 증가하면 모든 재화의 가격은 하락한다. 다만 지난 55년 동안 국내 산업은 크게 바뀌었기 때문에 모든 재화의 총공급이 증가했다는 것의 의미를 ‘평균적인’ 개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경제성장률이 2%대가 되면서 이 영향은 과거에 비해 매우 작아지고 있다.

넷째,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화폐에 대한 유보수요의 감소(증대)가 모든 재화의 가격을 상승(하락)하게 만든다.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화폐에 대한 유보수요의 감소는 그 감소만큼 모든 재화에 대한 지출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 때도 각 재화의 가격이 얼마나 상승할 것인가는 사전에 예상할 수 없다. 화폐에 대한 유보 수요의 감소분을 어떤 재화에서 얼마나 축소하느냐에 따라 재화의 가격 상승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화폐에 대한 유보수요는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예금, MMF 등을 합산한 것이다. 1960년에는 수시입출금식예금, MMF 등은 없었다. 2015년에는 두 종류의 예금은 존재했지만 MMF(1996년부터 존재했음)는 초기에는 요구불예금처럼 인출이 가능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점은 무시한다. 1960년에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의 합계는 248억 원이었고 2015년에는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예금, MMF 등의 합계 금액이 7,401,670억 원으로 증가했다.3

두 시점의 국내총생산은 1960년에 2,500억 원이고 2015년에 15,641,240억 원으로 증가했다. 1960년에 화폐에 대한 유보수요는 국내총생산의 약 9.9%, 2015년에 그 비율은 47.3%로 크게 증가했다. 민간들은 1960년과 비교하여 2015년에는 화폐에 대한 유보수요를 국내총생산 기준으로 약 4.8배나 더 많이 보유했다. 1960년과 비교하여 2015년에, 화폐에 대한 유보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동일한 기간에 모든 재화의 가격을 하락하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필자의 직관으로는 이 영향이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 다만 1960년과 2015년 기간의 중간 연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이것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통화공급의 폭발적인 증대에 직면하여 민간들은 화폐에 대한 유보수요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임으로써 모든 재화의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상당히 억제했다는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 네 가지 요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통화총공급의 지속적 증대는 모든 재화의 가격의 상승을 초래했다. ② 모든 재화의 총공급의 지속적 증대와 화폐에 대한 유보수요의 지속적 증대는 모든 재화의 가격의 하락을 가져왔다. ③ 모든 재화에 대한 유보수요의 변화는 모든 재화의 가격을 상승하게 또는 하락하게 만들기도 했다. 앞에서의 서술은 다른 조건이 변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전제했을 때의 것이다. 모든 재화의 현재 가격은 ①, ②, ③ 등이 합쳐져서 나온 결과이고, 셋 중에는 ①과 ②가 훨씬 중요했으며, 긴 기간 동안에 모든 재화의 가격이 크게 상승해왔던 것은 둘 중에서도 ①의 영향이 ②의 영향을 압도했음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장기에 모든 재화의 가격이 지속적이고도 급격하게 상승해왔던 것은 장기에 걸친 통화총공급의 지속적인 증대가 주된 요인이었다. 특히 모든 재화 중에는 부동산 가격이 통화총공급 증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통화공급이 증가할 때 민간들이 부동산의 구입에 증대된 화폐 중에서 가장 많은 화폐를 지출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는 일부 상장기업의 주식(주식 시장 전체가 아니라) 가격이다. 이 점은 아래의 실증 분석에서 더 다룰 것이다. 다만 현재의 부동산의 가격 결정에는 부동산의 수요와 공급의 힘과 부동산 가격에 대한 기대도 영향을 미쳤다. 이 점은 아래에서 자세히 다룬다.




태그 : #사회현안 #한국경제 #가격 #화폐와_은행

  1. (원문 6번 각주)오스트리아학파의 경제학은 주류경제학이 사용하는 ‘물가상승’이라는 개념이 여러 가지 이유로 틀린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오스트리아학파는 그 개념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 대신에, 오스트리아학파는 ‘모든 재화와 화폐의 관계’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2. (원문 7번 각주)오스트리아학파는 통화공급의 증대를 인플레이션으로 정의한다.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일 때도 모든 재화의 가격은 상승하지 않을 수 있다. 즉 통화공급의 증대 효과는 결코 사라지지 않지만 다른 요인들이 모든 재화의 가격 상승을 억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모든 재화의 가격 상승을 초래하는 경우만을 고려한다.
  3. (원문 8번 각주) 이 통계는 김낙년 외, 한국의 장기통계II, 해남, pp. 954~955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