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 1편] 문제의 제기와 임금 격차의 심각성

제6장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작성자
작성일
2020-11-03 14:56
조회
1014

전용덕
*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
* 경제학 박사 (대구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주제 : #노동과_임금

편집 : 김경훈 연구원
  • 이 글은 원저자인 전용덕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였으며, <한국경제의 진단과 처방>의 제5주제에 해당하나, 연재 순서의 편집에 따라 본 웹사이트에서는 여섯째 장으로 다루어진다.
진단과 처방 시리즈 목차 <펼치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임금은 노동자의 복지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지표일 뿐만 아니라 다른 근로조건을 대변하는 데도 가장 좋은 수치이다. 그러므로 이하에서 임금이라고 할 때 우리는 노동자의 복지 전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규정해도 무리가 없다.

1. 문제의 제기

중소기업의 임금과 비교하여 대기업의 임금이 높다는 것은 너무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삼성, LG 등과 같은 글로벌 대기업에 입사 지원자가 구름같이 몰리지만 중소기업은 충분한 인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은 어제와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자를 흔히 '구직난’이라고, 후자를 '구인난’으로 부르기도 한다. 특히 3D 업종에 속하는 중소기업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국내에서 충분한 인력을 구할 수 없어서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고 해외에서 인력을 고용해오고 있다.

그러나 구직난과 구인난이 존재하고 지속된다는 것은 노동이라는 자원이 잘못 배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하여 대기하는 예비 노동자의 수와 적절한 노동자를 구하지 못하여 비워두는 일자리의 수는 정확히 얼마나 되는가를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수가 결코 적지 않고 그런 현상이 장시간 지속되어왔던 점은 분명하다. 그것은 노동이라는 자원이 과거 언제부터 그리고 현재도 잘못 배분되고 있음이 작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 경제를 비효율적으로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다.

대기업의 임금이 그렇게 높지만 그와 반대로 중소기업의 임금은 왜 그토록 낮은 것인가? 이것이 자유시장의 결과인가? 혹자는 대기업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터무니없다. 대기업의 기업가나 경영자가 자신이 자선 사업가가 아닌 이상 대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노동자에게 높은 임금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할 능력도 없을 것이다. 중소기업의 기업가나 경영자도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대기업보다 낮은 임금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기업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가 자유시장의 결과라면 우리는 그것을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기업들이 자유시장에서 경쟁의 결과로 그런 임금을 주기로 결정했다면 그것 자체가 정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격차가 자유시장에서의 경쟁의 결과가 아니라면 어떤 방법으로든지 원인을 찾고 그 원인을 없앰으로써 '부당한’ 임금 격차를 제거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시리즈에서의 결론을 아주 간략히 요약한다. 임금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많다. 그러나 정규직 여부, 남녀, 학력, 최저임금, 노동시간 등이 임금 결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분석 목적상 제외하기로 한다. 이제 임금의 결정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인은 세 가지이다.

첫째, 각 기업이 투입하는 자본의 양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투입하는 자본의 양은 기업의 크기와 비례한다. 그리고 자본을 많이 투입할수록 해당 기업의 노동자의 생산성은 비례하여 증가한다. 그러므로 규모가 작은 기업에 비하여 규모가 큰 기업이 임금을 많이 주게 되고 그 결과 기업규모 간 임금 격차는 작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상존한다. 그러나 이런 격차는 자유시장에서의 경쟁의 결과로서 정당한 것이기 때문에 그 격차를 인위적으로 해소하려는 정부의 어떤 노력도 '반자유시장적’이고 '평등지향적’인 것이다.

둘째, 각 노동자가 자신에게 투자하는 자본, 즉 교육의 양이다. 여기에서 교육은 공식 교육뿐 아니라 비공식 교육도 포함한다. 교육은 노동자가 자신을 위하여 자본을 투자한 결과이다. 그러므로 교육 수준이 높은 노동자일수록 그와 비례하여 생산성이 높고 그 결과 높은 임금이 주어진다.

그러나 현실에서 교육에는 최고가격이라는 규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개별 노동자의 교육에 대한 투자는 낭비가 적지 않다. 다시 말하면, 개별 노동자 수준에서의 교육 투자는 최적행위이지만 시스템 전체 차원에서 자원은 낭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규모 간 임금 격차를 해소하고자 한다면 교육시장의 자원 낭비를 없애야 한다. 왜냐하면 그런 자원 낭비를 없애는 것은 자본 소비를 줄여 기업 차원에서의 투입할 수 있는 자본의 양을 늘리게 할 것인데 그것은 특히 대규모보다는 중소규모 기업에게 유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본을 소비하게 하는 각종 규제도 철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노동조합의 존재이다.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이 기업가들에게 제한주의적 임금을 지불하도록 강요하는 조직이다. 물론 제한주의적 임금은 자유시장임금보다 언제나 높다. 노동조합은 노동조합 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대기업의 임금을 자유시장임금보다 올라가게 만든다. 그리고 노동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다른 대기업의 임금도 자유시장임금보다 높게 한다. 그러나 대기업의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이 결성되어 있지 않는 중소기업의 임금을 자유시장임금보다 낮게 만들 뿐만 아니라 자영업자의 이윤을 작게 만든다. 그 결과로 노동조합의 존재는 기업규모 간 임금격 차를 자유시장에서의 기업규모 간 임금격차보다 더 크게 만든다. 이것은 약탈이기 때문에 정당한 것이 아니다. 노동조합 제도를 폐지함으로써 부당한 임금 격차를 줄이도록 해야 한다.

2. 임금 격차의 심각성

<표 5-1>은 2006, 2010, 2015, 2016, 2017년 등의 기업규모별 월임금총액과 그것을 동일한 연도의 300인 이상 월임금총액으로 나눈 백분율이다. 300인 이상 기업의 월 임금총액을 기준으로 5인 미만 기업의 월임금총액은 32.5~36.1%, 5~29인 미만의 경 우는 49.5~57.4%, 30~299인의 경우는 61.0~70.6% 등이다. 표에 나오지 않는 연도의 백분율도 표에 나타나는 연도의 백분율과 대동소이하다.

월임금총액의 한 가지 특징은 5인 미만의 기업의 경우는 300인 이상 기업과 비교하 여 그 백분율이 큰 변화가 없지만 5~29인 기업, 30~299인의 기업 등은 약 10%포인 트의 변동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00인 이상 기업과 비교하여, 5인 미만 기업은 32.5~36.1%밖에 되지 않고 5~29인 미만 기업도 49.5~57.4% 수준이라는 사실은 29 인 미만 기업의 월임금총액이 얼마나 낮은 것인가를 보여준다. 그러나 기업규모별 월 임금총액은 어디까지나 평균이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기업규모별 임금 격차의 심각성이 오래되었다는 점도 강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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