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부동산 - 4편] 실증분석: 각종 재화의 가격 상승

제5장 부동산
작성자
작성일
2020-09-21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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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

전용덕
*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
* 경제학 박사(대구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주제 : #부동산

편집 : 김경훈 연구원
  • 이 글은 원저자인 전용덕 미제스 연구소 아카데미 학장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였으며, <한국경제의 진단과 처방>의 제5주제에 해당한다.
  • 편집자주: 본 시리즈 연재 계획대로라면 부동산은 제7주제에 해당한다. 하지만 오늘날 임대차 3법과 같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집을 구하기 어려운 실정에 처해있고 계속해서 정치인들과 대중들은 잘못된 해법을 요구하거나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 주제를 앞당겨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 주제에서는 임대차 3법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지만 부동산 문제에 오스트리아 경제학파 이론을 적용 및 응용하고 있으며, 실증적인 원인분석 역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임대차 3법을 어떤 시각으로 보아야할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정독을 권한다. 
진단과 처방 시리즈 목차 <펼치기>
제1장 노동시장 - (1편2편3편4편5편6편7편8편9편10편11편12편/完)
제2장 교육시장 - (1편2편3편4편, 5편6편7편8편9편10편/完부록 1편부록 2편)
제3장 저성장 - (1편2편3편4편5편6편7편8편9편10편11편12편/完)
제4장 저출산 - (1편, 2편, 3편, 4편, 5편, 6편/完)
제6장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 (1편, 2편, 3편, 4편/完)
제7장 소득불평등 - (1편, 2편, 3편, 4편, 5편/完)
제8장 기타문제 - (1-1편, 1-2편, 1-3편, 2-1편, 2-2편, 3-1편, 3-2편, 4-1편, 4-2편, 완결편)
[제5장 부동산 - 1편] 문제의 제기
[제5장 부동산 - 2편] 가격상승의 이론적 원인: 화폐적 이유

[제5장 부동산 - 3편] 가격상승의 이론적 원인: 화폐의 구매력에 대한 기대, 수요와 공급
[제5장 부동산 - 4편] 실증분석: 각종 재화의 가격 상승
[제5장 부동산 - 5편] 실증분석: 부동산 가격의 상승
[제5장 부동산 - 6편] 실증분석: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들
[제5장 부동산 - 7편] 정부 부동산 정책과 그 문제점: 잘못된 경제지식
[제5장 부동산 - 8편] 정부 부동산 정책과 그 문제점: 통화공급의 증대
[제5장 부동산 - 9편] 정부 부동산 정책과 그 문제점: 부동산 관련 조세
[제5장 부동산 - 10편] 정부 부동산 정책과 그 문제점: 신도시 건설
[제5장 부동산 - 11편] 정부 부동산 정책과 그 문제점: 부동산 관련 규제
[제5장 부동산 - 12편/完] 가격상승의 해법과 결론

1. 각종 재화(부동산 제외)의 가격 상승

여기에서는 부동산, 주식 등과 같은 자산을 제외하고 우리가 가장 자주 소비하는 재화들, 특히 계란, 우유, 감자, 당근, 바나나, 탄산음료, 오렌지주스 등과 같은 재화의 가격에 집중한다. 쌀은 정부가 농가 소득을 지원하기 위하여 최저가격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아래에서 따로 다룬다.

<표 7-3>은 각종 재화의 2008년과 2019년의 가격을 보여준다, 쌀을 제외하면, 지난 11년 동안에 계란의 가격은 4.7%, 우유 44.4%, 감자 135.8%, 당근 135.1%, 탄산음료 37.5%, 오렌지쥬스 16.0% 등으로 상승했다. 예외적으로, 바나나의 가격은 같은 기간에 16.1%나 하락했다.

쌀과 바나나를 제외한, 계란, 우유, 감자, 당근, 탄산음료, 오렌지주스 등의 가격은 최저 4.7%, 최고 135.8% 상승했다. 전술한 6개 품목의 가격은 가격 상승의 화폐적 요인, 특히 화폐공급의 증가와 실물 부문의 요인 등이 동시에 미친 결과다. 농산물의 경우에 단기에는 기대가 영향을 미치지만 장기에는 일반적으로 큰 영향이 없다. 특히 감자와 당근의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은 천재지변, 수요의 상승, 식부면적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지만 자세한 것은 실증 분석이 필요하다. 제조업 제품으로 볼 수 있는 탄산음료의 가격은 지난 11년 동안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 농업제품이지만 준제조업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오렌지주스의 가격도 지난 11년 동안 상승률이 매우 낮았다. 탄산음료, 오렌지주스 등은 경영 또는 기술 혁신 등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어느 정도 억제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2008년과 2019년의 중간 기간에 재화들의 가격이 어떻게 변했는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만약 그 기간에 재화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랐다면 그것은 화폐공급 증대의 효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공공요금 또는 협정요금의 상승

버스요금, 각급 학교의 등록금 등과 같은 공공요금과 협정요금은 최고가격1으로 고정된 것이다. 공공요금과 협정요금의 차이는 전자의 경우에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가격을 고정하지만 협정요금은 사업자단체가 지방자치단체의 승인을 받는 방식이지만 사실상 최고가격이다. 그러나 장기에는 지방자치단체도 최고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수 없다. 통화공급의 증대로 재화들의 가격이 상승하면 공공요금과 협정요금도 인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울 버스 기본요금은 1,200원(카드기준)이다. 이것은 공공요금으로 최고가격이다. 일본 도쿄는 210엔(2,190원), 영국 런던 1.5파운드(2,080원), 미국 뉴욕 맨해튼 시내버스 기본요금 2.75달러(3,200원) 등이다. 국제간 요금 비교는 어려운 점이 있다. 구간의 길이도 다를 뿐 아니라 최고가격인가도 점검해보아야 한다. 버스요금의 경우에 더 큰 문제는 지방자치단체가 버스운수회사의 경비 일부를 보전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각 지역 버스의 실질적인 요금이 버스 기본요금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지역별로 경비 지원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그 비용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는 그런 비용 지원이 있는 것인지도 조사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기본요금만을 비교하여 어느 지역의 버스요금이 저렴하다거나 비싸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영화 관람 요금도 한국은 평일 일반관의 경우에 10,000원이지만 뉴욕은 최소 16달러(18,600원), 도쿄 평일 1,800엔(18,800원), 런던 9.25 파운드(14,000원) 등이다. 한국의 경우에 영화 관람 요금은 협정요금이자 최고가격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에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를 알아야 국제간 비교를 할 수 있다. 게다가, 영화 관람 비용에서 토지의 가격, 극장 건설 비용 등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토지의 가격은 서울이 뉴욕, 도쿄, 런던보다는 어느 정도 저렴할 것이기 때문에 영화 관람 요금이 뉴욕 등보다는 서울에서 저렴할 것이다. 다른 요인이 일정하다면 말이다.

영화 관람 요금은 한국의 경우에 2008년 7,000원에 비해 2018년에 10,000원으로 약 43% 상승했다. 일본 도쿄의 경우에 1,800엔으로 10년 전과 동일하다. 남성 헤어컷은 서울의 경우에 2008년 12,000원에서 2018년 15,000원으로 25% 인상되었다. 도쿄의 경우는 10년 전과 비슷하다. 두 가지 요금의 경우에, 두 나라에서 가격 상승률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화폐적 요인들의 영향이 다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에 비해 일본 도쿄는 화폐적 요인들의 영향이 없었거나 있었더라도 다른 요인과 상쇄되어 나타났다고 하겠다. 이것은 필자의 추정이고 정밀한 실증 분석이 필요하다.

3. 농수산물의 가격

쌀의 경우에 <표 7-3>에서 가격이 2008년과 비교하여 2019년에 약 94%나 증가했음을 보았다. 같은 기간에 뉴욕은 27.2% 상승했고, 도쿄는 23.2%(500엔에서 384엔으로 하락)나 하락했으며, 런던에서는 7.9% 상승했다. 그러나 쌀의 경우에 한국은 정부의 지원에 의해 가격이 최저가격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 쌀 가격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도 농산물의 경우에 정부의 지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비교하기가 어렵다.

농산물의 경우에, 추가로 주의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정부가 어떤 농산물이 풍작일 때는 구매하여 창고에 보관했다가 흉작일 때 방출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런 경우는 가격이 자원의 희소성을 반영한다고 볼 수 없다. 그 경우에 그 가격 자료는 신뢰할 수 없다.

4. 기술발전과 가격

지난 30여 년 동안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분야에서는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 결과 반도체, 컴퓨터, 모바일 기기 등의 가격이 엄청나게 하락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0여 년 동안 화폐공급 증대의 영향이 정보기술 관련 기기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일어났던 일은 정보기술 관련 기기의 영향이 화폐공급 증대의 영향을 상쇄하고도 남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정보기술 관련 기기의 가격이 엄청나게 하락해 왔다.

예를 들어, 1990년대 초에 286급 데스크탑 컴퓨터의 가격이 대당 150만 원 수준이었다. 거의 30년이 흐른 지금 286급 데스크탑 컴퓨터보다 훨씬 기술 사양이 고급인 데스크탑 컴퓨터의 가격은 70~80만 원 정도의 수준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화폐의 구매력의 하락과 컴퓨터 사양의 고급화를 감안하면 데스크탑 컴퓨터의 가격이 그 동안 엄청나게 하락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만약 화폐공급의 영향이 적었다면 또는 그런 영향이 완전히 없었다면 정보기술 관련 기기의 가격은 지금보다 더 많이 하락했을 것이고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기술혁명은 지금보다 더 빨리 도래했을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앞의 정보기술 사례는 그렇게 흔한 경우가 아니다. 장기에서는 특히 그렇다. 그러나 2~3년 또는 4~5년의 단기에는 우리는 그런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을 추정할 수 있다. 기술발전은 화폐공급의 증대에 따른 가격 상승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한다. 기술발전이 작지 않은 재화의 가격은 그 점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5. 수입재화의 가격

원유를 예로 들어본다.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기 전에 원유의 가격은 배럴당 120달러대였다. 2008년 경제위기는 원유 가격을 크게 떨어뜨렸다. 그러나 미국이 달러의 공급을 대량으로 증대하여 붐을 만들면서 원유 가격은 다시 배럴당 100달러대로 상승했다. 그 이후 세계 경제가 다시 침체 국면에 들어가면서 2016년에 배럴당 30달러대로 하락했다. 2019년에 원유는 배럴당 50-6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원유의 달러당 가격은 II절에서 설명한 요인들을 적용하면 될 것이다. 다만 미국의 셰일오일의 공급 증대, 원유와 관련 중동산유국의 움직임 등이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한 마디로, 원유의 공급이 일정하다면, 원유의 달러당 가격은 달러총공급 증가가 초래한 경기변동의 영향을 받는다. 달러총공급의 증가→세계경제의 붐(개별 국가는 세계경제와 다를 수 있다)→원유에 대한 수요 증가→원유 가격 상승→세계경제 침체(경기변동의 결과)→원유에 대한 수요 감소→원유 가격 하락 등의 과정을 거체면서 원유의 달러 가격은 등락한다. 다만 여기에는 원유의 공급, 원유에 대한 기대, 중동 산유국의 움직임 등이 원유의 달러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추가적 요인들이다.

원유의 원화 가격은 원유의 달러 가격에 ‘원/달러’ 환율을 곱한 값이다. 여기에서 편의상 원유의 운송비용, 보험비용 등은 제외한다. 원/달러 환율은 두 나라 화폐의 구매력에 의해 결정된다. 두 나라 화폐의 구매력은 두 나라 화폐 시장의 화폐 수요와 화폐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두 나라 화폐에 대하 수요가 일정하다면, 두 나라 화폐의 구매력은 두 나라 화폐의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다만 원/달러 환율에 대한 정부의 간섭이 없어야 한다.

원/달러 환율은 1961년 2월 1일에 달러 당 130원이었다. 물론 이 환율은 고정환율이다. 이 무렵 수출환율은 달러 당 140~150원이었다. 이 환율은 1980년 1월에 달러 당 580원으로 인상되었다. 물론 이 때도 고정환율일 뿐만 아니라 자유시장환율보다 낮았다. 1997년 이후에 정부는 변동환율제를 채택했지만 시장 간섭을 완전히 없애지는 않고 있다. 이 가격은 자유시장환율보다 약간 높은 것이 사실이다. 2019년 7월 현재 환율은 1,180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이제 현재 시점의 수입 재화 가격은 현재 시점의 원/달러 환율에 의해 결정된다. 다른 요인이 일정하다면 말이다.

정부의 시장 간섭을 무시하면 원/달러 환율은 1961년 2월~2019년 7월 기간에 9.08배 상승했다. 그만큼 달러 대비 원화의 구매력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원유라는 수입 재화의 가격 결정에는 원/달러 환율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국내에서 원유에 대한 수요, 원유 정제 기술의 발전 등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작은 요인을 무시하면, 원유라는 수입재화의 가격은 화폐현상과 실물 현상의 혼합이다.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는 실증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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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원문 13번 각주) 공공요금, 협정요금 등은 최고가격, 쌀은 최저가격으로 고정된 가격이다. 이 경우에 그 가격은 자원의 희소성을 반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물가를 산정할 때 고정 가격을 반영하는 것은 물가자료가 그만큼 부정확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